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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도서 요약 |
성공하는 국가 실패하는 국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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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국가, 실패하는 국가 2
비공식경제의 감춰진 위험
지하시장에서의 경영
오늘날 존재하는 여러 경제 문제들 가운데 가장 잘못 이해된 것이 바로 비공식성이다. 비공식 기업들은 세금 납부와 그 외 법적 의무를 기피한다. 즉 사회보장세와 최저임금제 등 노동 시장의 의무, 소득세, 부가가치세, 그리고 품질 기준, 저작권, 지적재산권 등 제품 시장의 규제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비공식 경제’라고 하면 거리의 노점상이나 소형 업체 정도를 떠올린다. 물론 기술이나 규모, 표준화 면에서 뒤떨어지는 전통적인 작은 기업들에게 비공식적인 경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좀 더 크고 현대화된 기업들조차 비공식적인 경영을 한다. MGI가 조사한 결과 특히 슈퍼마켓 체인,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전자제품 조립업체, 심지어 대기업들도 비공식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비공식성이 사라지지 않는 데는 3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명백한 요인은 단속의 한계다. 규제를 집행할 인원의 부족, 정부 집행기관의 미숙한 조직화, 약한 처벌, 비효율적인 사법체계 등의 이유로 단속을 강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 요인은 공식적인 경영에 드는 높은 비용이다. 관료주의 높은 세금, 제품 품질과 근로자 안전규율 준수에 드는 높은 비용 등이 기업체들을 지하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결국 사회적 규범이 이러한 문제를 유발하는 셈이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법을 준수해야 된다는 사회적인 압박이 적다. 심지어는 일부 국가에서는 현대화된 대기업이 누리는 혜택에 대항하기 위해 소규모 기업들이 쓸 수 있는 법적인 방법으로 탈세와 위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비공식성의 해악
비공식성은 2가지 방법으로 경제 성장과 생산성을 저지한다. 첫째, 비공식성은 강력한 유인물과 원동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점점 지하 경제에 빠지고, 그 결과 적은 규모와 비생산성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둘째, 비공식 기업은 탈세와 위법으로 부당하게 얻은 비용우위를 통해 더 규모가 크고 생산성이 높은, 공식적인 경쟁업체들의 시장을 빼앗는다. 게다가 비공식적인 경영의 부작용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낮은 생산성이라는 덫
학자, 경제개발 전문가, 정부 관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비공식성이 줄어들고 공식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MGI의 연구에 따르면 비공식 기업들은 작은 규모, 저효율성, 낮은 생산성이라는 자기 강화의 덫에 빠져 헤어날 수 없게 된다. 전 세계에 걸쳐 실시된 이 연구를 통해 이러한 기업들의 생산성은 같은 산업 내 공식 기업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가장 높은 생산성을 지닌 기업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기업이 비공식 경영을 시작하면 운영의 개선을 위한 투자와 성장에 필요한 자금 마련 능력이 약화된다. 비공식 기업 대부분이 법적 사업체가 아니므로 공식적인 금융 기관에서 대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로 소액만을 빌려주는 불법 사채업체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비공식 기업들은 계약의 발효, 재산권 보호나 분쟁 해결을 위해 법적 시스템에 의존할 수 없다. 그래서 사정을 잘 아는 집단 이외와의 거래는 이들에게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회사가 커질수록 정부 감시당국의 눈에 띌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운영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
또 비공식 기업들이 납품업체나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은 추후 공식적인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비공식 소매업체들은 비공식 제조업체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때때로 비공식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조합을 만들어 서로 계약을 발효하고 자금을 대출해주어 결국 지하 경제에 더 깊이 뿌리박게 된다. 많은 국가와 산업에서의 비공식 기업, 예를 들어 인도의 의류 생산과 유통업, 브라질의 음료 산업, 러시아의 식품 소매업 등 비공식적인 가치사슬은 공식적인 경쟁 기업들에 비해 비용 면에서 엄청난 우위를 지닌다. 게다가 비공식 기업의 고객들은 당연히 낮은 가격을 기대하므로 그 기업이 공식적인 기업으로 전환해서 가격을 올리게 된다면 상당수의 고객이 이탈할 것이다.
비공식 기업들이 성장하게 되면 자연히 공식적인 경제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통념이다. 오히려 이러한 기업체들은 현대적인 경영을 할 기회를 저버리고 생산성 낮은 경영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
?합법적인 기업들을 방해하다
비공식성은 또한 규모와 생산성이 더 큰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 비공식 기업들이 세금을 탈루하고 규제를 위반해 확보하는 비용우위는 제품 가격의 10% 이상에 이른다. 이러한 우위 덕분에 이들은 생산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순리적인 경쟁질서, 즉 생산성이 더 높은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생산성이 낮은 업체를 대체하는 원리가 붕괴되는 것이다.
경제에 만연해 있는 비공식성은 국가의 경제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정부의 실질 세금 징수액이 줄어들고, 그 결과 공식적인 기업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인상되기 때문이다. 세금이 인상되면 비공식 기업들이 부당하게 얻는 비용 혜택만 늘어난다. 게다가 공식 기업들은 높은 세금을 제하고 나면 수익이 줄어든다. 생산성을 강화하고 기술에 투자할 자금이 말이다. 그 결과 악순환이 시작된다. 세금 인상은 기업들의 비공식적인 운영을 촉진시키며, 기존 공식 기업들에게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안겨준다.
?사회가 치르는 대가
사회 역시 대가를 치른다. 경제 성숙기에 접어든 개발도상국들은 대부분 관대한 수준으로 사회보장계획과 근로자에게 유리한 노동 규칙을 마련한다. 문제는 이러한 법제가 오로지 일부 근로자들에게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공공 분야와 공식 기업에 고용된 인력들만 이러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비공식 경제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항상 불안정하다. 그들은 평균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으며 열악한 환경과 안전제도 하에서 근무하며, 노조에 가입할 기회도 적다.
소비자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권도 줄어든다. 개발도상국들에서 소비자들은 2가지 선택권밖에 없다. 선진국처럼 전형적이지만 굉장히 비싼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반대로 어떤 단점과 위험성을 지녔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비공식 기업들이 제공하는 값싼 저급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든지. 시장에 중간층 시장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간층 시장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중소기업들의 몫인데, 이들은 대부분 비공식 기업이므로 이러한 차이를 메울 능력과 의욕 모두 부족이다.
정책입안자들의 임무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면 비공식성은 정부의 부정부패와 정부의 자원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MG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정부는 경제에 만연된 비공식성을 축소시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경제?사회적 이득에 대해 충분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비공식 기업이 세금이나 다른 규제를 따르도록 집행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마련하지 않는 것이다.
비공식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분야씩 진행해야 한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갑작스런 고용 변화를 피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어떤 신흥 시장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산업에서 법적 집행을 강화하여 성공하는 경우가 없었다. 비공식성을 줄이는 과정에서 가장 큰 효과를 얻으려면 비공식 기업들이 공식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면서 엄청난 비용우위를 얻는 분야, 혹은 법집행을 강화하여 나머지 공급사슬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분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소매업의 부가세가 가장 좋은 시작점이다. 이 경우 정부는 소매업체들에게 납품하는 기업들에 대한 수익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납품업체의 단속도 강화할 수 있다.
?집행을 강화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공식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 규제에 틈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규제의 집행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필요한 조치는 정부의 감사 능력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자원을 보충하는 것이다. 통상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보다 세금 징수와 단속에 훨씬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한다. 게다가 선진국들은 감사와 세금 징수를 분리하여 기업 형태에 따라 탈세를 관리하는 각각의 감시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심지어 분리된 감사부 자체의 수도 적은 실정이다. 또한 선진국들은 정교한 방법으로 감사 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가령 과거 수익 보고나 납품업체들의 기록을 이용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정부는 무작위, 혹은 고발이 접수됐을 때 감사 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사법 시스템은 탈세 기업을 밝혀낼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이들을 기소하기가 어려워 문제가 악화된다.
신흥 시장의 정부들은 탈세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탈세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 선진국은 보통 탈루된 세금의 2~3배를 벌금으로 부과하고 더불어 특정 금액 이상을 탈세했거나 탈세를 지속할 경우 구속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탈세범들은 가벼운 경고만 듣고 빠져나가기 일쑤다.
집행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정부가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 등 지급결제 서비스 제공업체와 제휴를 맺는 것이다. 세금징수 시스템에 정확히 기록될 수 있는 거래의 수를 늘리면 세금 징수원들이 더욱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정부들은 오히려 세금을 인상해 지불카드나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시키는 반대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얻어 부가세 징수율을 높이려면 카드 등의 수단을 이용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관료주의를 타파한다
규제의 부담을 합리화하고 관료주의를 축소시키는 것도 집행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가령 일부 국가에서는 신규 기업을 등록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까다롭다.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저자인 에르난도 드소토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빵집을 등록하는 데만 평균 549일이 걸린다고 한다. 기업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그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거나 법을 집행하는 것이 어려우며,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업자등록률이 낮은 국가에서는 사업자등록법을 새로 정비하고 집행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지방 정부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방자치 정부가 자원 부족에 시달리다보니 사업자등록을 강화시켜 열성적으로 세금을 걷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수월하게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첫 시발점이 된다.
또한 세법을 단순화하는 것도 집행을 더 수월하게 만든다. 스페인에서는 산업 분야에 따라 다양한 혁신 규제를 중소기업에 적용한다. 이 세법은 기업체의 물리적인 특성들을 이용하는데, 기업체가 자진으로 보고한 수익 정보는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품 소매업체들은 매장 크기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규제가 중소기업에서 호응을 얻은 덕분에, 스페인 정부가 중소기업으로부터 징수하는 세액이 75% 이상 증가했다.
?세금을 인하한다
마지막으로 개발도상국 정부들은 비공식성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금 부담을 줄이거나, 세금 부담의 재분배를 고려해야 한다.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대규모 공공 산업과 폭넓은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브라질 정부는 이를 위해 GDP의 30% 이상을 지출한다. 이는 미국에 비해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한편 1913년 미국은 GDP의 7%만을 공공복지에 지출했다. 이처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떠안고 있는 엄청난 부채, 대규모 군력, 대규모 관료들은 정부 지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개발도상국 정부들이 지출을 극적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심지어 그런 결정은 불공정한 처사일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세금은 공식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비공식 경영의 확신을 유발하기까지 한다. 브라질과 멕시코의 식품소매 산업이 대표적인 예다. 부가세가 평균 12%이고 사회보장세와 소득세를 추가로 내야 하는 브라질의 식품소매업에서는 비공식 기업이 전체의 80%를 점유한다. 브라질의 비공식성을 유발하는 최대 주체는 시장의 60% 이상을 점령하고 있는 현대식 식품업체다. 반대로 멕시코에서는 대부분의 식료품이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다. 그래서 현대식 소매업체들 사이에서 비공식성이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도심에 있는 소규모의 오래된 소매업체들도 공식적으로 등록한 후 세금을 낸다. 그러나 멕시코는 담배와 술 판매에 높은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는 특히 비공식성이 높다.
비공식 기업들로부터 세금을 착실하게 거둬들인다면, 정부가 전체적인 세율을 낮출 수 있다. 세금 부담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을 개인소득세와 재산세로 돌림으로써 부담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여러 개발도상국이 그렇듯, 브라질에서는 전체 세금 수익의 80% 이상을 기업체로부터 거둬들인다. 선진국에서는 50% 수준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개인소득세와 재산세를 올리면 법인세를 인하할 수 있다. 보통 재산세는 지방 정부가 징수하기 때문에 법 집행 개선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각 지방 정부가 담당할 경우 탈세를 색출하기도 훨씬 더 수월하며, 지방 정부의 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세수를 늘리려고 집행을 강화할 것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