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모먼트

여는 말 - 당신에게도 그 순간은 있었다

이 책은 매우 단순하지만 이와 동시에 대단히 도발적인 두 가지 생각에 관해 다룬다.

첫째는 성공이 우연히 일어난다는 것이다. 성공은 우리의 믿음보다 훨씬 더 무작위적(random)이다. 둘째는 이러한 우연을 포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나 조직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다양하다.

하지만 우연의 힘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해도 이 때문에 무력해질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한다.

세상에는 우연을 포착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특정한 행동이 존재한다. 또 개인이나 조직에 있어서도 우연한 만남, 뜻밖의 전략, 복잡한 인맥과 손잡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구체적인 행동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행동들이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우리에게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다만 지금 당장은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다 보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반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누군가는, 행운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행운을 차지한 이들은 뜻밖의 운 좋은 만남, 느닷없는 각성의 순간, 계획하지 않았던 사건들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을 경험했다. 이들은 운명이 방향을 바꾸는 찰나, 즉 지나간 날을 돌이켜보며 "바로 그때 시작되었지!"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을 경험했다. 이런 순간, 즉 클릭 모먼트(Click Moment)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순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클릭 모먼트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순식간에 바꿔버릴 수 있는데 말이다.

1부 예측이 불가능한 세계

벼락 스타가 된 청년 이야기

아찔한 우연과 깜짝 기회

나이키가 일개 소매상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화려하게 비상한 데는, 최초의 나이키 조깅용 운동화의 역할이 주요했다. 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전설적인 육상 코치 빌 바워만은 어느 날 아침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며 당시에 고심하고 있던 버거운 문제에 대해 곱씹고 있었다. 즉, 어떻게 하면 스파이크를 사용하지 않은 스포츠화를 개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바로 그때 아내가 지름 15센티미터짜리 아르데코 와플 틀에서 와플을 들어올리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운명적인 순간이었다.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실험실로 냅다 뛰어가서, 혼합시키면 라텍스를 만들 수 있는 화학약품 두 통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와플 틀에 약품들을 부었다. 이 와플 틀로 만든 작은 스파이크들이 트랙에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 밀착감도 뛰어난 동시에 주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을까? 그는 라텍스 와플 세 개를 추가로 만들어서 신발과 결합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실험이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그 한 번의 우연한 순간이 신발회사에 전환기를 가져왔고, 회사의 CEO 필 나이트로 하여금 운동용품 제국의 기반을 구축하도록 만들었다.

현실 세계에서의 성공이란 우리가 보통 인정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다. 세상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상치 못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마주침과 통찰, 만남, 결과가 성공적인 신규 사업, 고속 승진, 장수 기업으로 이어지거나, 심지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술가와 과학자의 배경 이야기가 되곤 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관찰하고 나면 우리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만약 세상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면 최상의 경우를 기대하는 바람은 둘째치고라도 대단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 의식적으로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의 비밀

1만 시간의 법칙?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어떤 일에서건 성공의 열쇠란 대체로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1만 시간 동안 기울인 연습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만약 이 법칙이 틀리지 않았다면 성공이란 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취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성공을 보다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데 이용되어왔다. 어떤 업계든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결국 성공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관념은 엄청나게 많은 연구 결과가 뒷받침해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완전해 보인다. 사실, 성공을 향한 이러한 접근법은 테니스와 체스, 바이올린, 농구 같은 특정한 종류의 활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이 법칙은 대부분의 다른 분야에서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엄청난 연습을 하거나 교육을 거의 받지 않고도 각자의 분야와 산업에서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이름을 얼마든지 댈 수 있다.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는 동키 콩(Donkey Kong), 젤다의 전설(The Legend of Zelda), 마리오 브라더스(Mario Brothers) 같은 초대박 히트작을 탄생시킨 일본의 유명한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이자 제작자이다. 이런 게임들이 출시된 시기로 판단해 볼 때 1만 시간의 법칙은 그에게도 적용되지 않는다. 시게루가 세 번째로 기획한 동키 콩은 역사상 가장 크게 인기를 끈 아케이드 게임 가운데 하나다. 이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테니스를 치기 시작한 첫 번째 해에 US 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것과 맞먹는 기록이다. 시게루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 1만 시간을 헌신적으로 연습에 쏟아부을 필요는 없었지만, 막상 중요한 분기점인 1만 시간에 도달했을 때에 성공을 보장받지 못했다.

변하지 않는 세상, 변화하는 세상

어떤 세상에서는 게임의 규칙이 수십 년, 아니 심지어 수백 년 동안 정적으로 유지되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는 게임의 규칙이 항상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얼마나 많은 우연과 뜻밖의 발견, 행운이 다양한 분야의 성공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그렇다면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기 때문에 진정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이런 세상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우연을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전략을 믿을 것인가, 실행할 것인가

인생이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흘러가며 많은 굴곡을 겪는다. 전략적인 틀에서 보면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세상이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복잡하게 연결될수록 예측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어떤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을 논리적으로 확인할 길이 전혀 없다면 우리는 과연 전략에 대해서 어떻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

한 가지 방법에 따르면, 세상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떤 환경 속에 내던져지더라도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다.

전략의 핵심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있지 않다. 성공이란 우연과 뜻밖의 사건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엄격히 말해, 어떤 방향을 선택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빨리 움직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기업 중 하나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립자이자 전 CEO인 허브 켈러허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우리 회사에는 전략적 계획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하자는 전략이죠." 다시 말해서 전략의 목적은 올바른 답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은 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략의 목적은 행동할 동기를 심어주는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어떤 전략은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데 정말이지 훨씬 더 능숙하다. 우리는 논리를 이용하여 다음 행동을 조직적으로 계획할 때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라도 행동에 우연히 개입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뜻밖의 사건을 언제든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를 취하는 한편 지금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느껴야만 한다. 그래야 다음에 뜻밖의 사건과 마주치게 될 때, 아니 모든 요소들을 한데 모아주는 클릭 모먼트를 불현듯 경험할 때, 그 기회를 더욱 강하게 움켜쥘 만반의 태세를 갖출 수 있다.

2부 기회를 잡는 방법

클릭 모먼트를 창조하는 방법

1983년 봄, 스타벅스의 소매업 운영과 마케팅 책임자였던 하워드 슐츠는 국제 생활용품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밀라노로 떠났다. 밀라노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슐츠는 호텔에서 컨벤션 센터까지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길을 걸어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길 한편에 위치한 작은 에스프레소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살짝 호기심이 동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에스프레소 기계에서는 증기가 쉬익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빠져나왔다. 바리스타는 주문을 받아 한 손님에게는 에스프레소 한 샷을 내려주고, 다른 손님에게는 거품이 가득한 카푸치노 한 잔을 만들어주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바리스타는 카운터 주변에 서 있는 손님들과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다.

가게를 나온 슐츠가 미처 3미터도 걷지 않았는데, 겨우 반 블록을 사이에 두고 에스프레소 가게가 하나 더 있었다. 이번 가게는 처음의 가게보다 훨씬 더 북적거렸다. 가게 안의 사람들은 온통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슐츠는 비슷한 두 가게가 아주 가까이 있음에도 두 곳 모두 손님들로 북적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런 에스프레소 가게는 밀라노 도처에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곳의 카페들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어떤 가게는 유행에 민감하게 꾸미거나, 부유한 취향에 맞추려 노력했으며, 다른 가게들은 노동자 계층의 손님을 끌어들였다. 매장 대부분 의자를 많이 두지 않았고 오페라 음악이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슐츠는 이런 가게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가장 큰 깨달음, 정말로 걸음을 멈추고 주의를 기울이게 만든 깨달음이 찾아온 순간은, 그가 처음으로 카페라테를 마셨을 때였다.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샷을 뽑아서 증기로 우유 거품을 만든 다음, 두 가지를 컵에 같이 붓고는 맨 위에 거품 덩어리를 얹었다. 슐츠는 맛을 보고는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완벽한 음료였어요." 그는 자사의 직원들이 온갖 커피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정말로 중요한 점을 간과했음을 알아차렸다.

스타벅스는 전부 잘못하고 있었다. 봉투에 담은 커피 가루와 추출도구를 파는 것은 대단한 기회가 아니었다. 커피는 개인적으로 소비해버리는 음료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누는 경험이자 친구와 공유하는 맛이어야 했다. "그 순간 직관적으로 진실의 전모를 파악하게 되는 에피파니(epiphany, 직관, 통찰, 깨달음)를 경험한 듯했습니다.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져서 몸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죠."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 순간 이런 깨달음이 찾아왔다. 미국의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우연을 끌어들이는 방법

아마도 하워드 슐츠가 이런 통찰력을 얻은 최초의 미국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통찰력을 얻을 만한 적임자였기에 당장 기막힌 아이디어가 뇌리를 스쳤다. 슐츠는 특정한 행동을 특정한 방법으로 시도했고, 그 덕분에 이런 통찰력을 얻을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

세상에는 개인과 기업이 성공으로 가는 길에 극적인 변화를 안겨주는 순간이 존재한다. 이번 장에서는 그런 순간을 맞이할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개별적으로든 공통적으로든, 이런 방법들이 가진 한 가지 공통점은 저마다 우리의 인생과 경력, 조직에 의도적으로 우연을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방법1. 가장 중요한 문제에서 눈을 돌려라

만약 우리가 중요한 대상이나 눈앞의 카드만을 항상 주시한다면 주변의 다른 상황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다시 말하면, 순전히 코앞에 닥친 임무에 집중하기 때문에 확연히 눈에 보이는 관련성을 놓쳐버리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 이러한 의도적인 편견이 우리가 클릭 모먼트를 창조할 가능성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반어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계획에 없는 일을 즉흥적으로 할 시간까지 고려해서 일정을 짜는 것이 사실상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 우리는 당면 목표와 관련 없는 일에 몰두할 만한 시간을 충분히 남겨두어야 한다. 숨겨진 기회를 인식하고 중요한 클릭 모먼트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다소 느슨해질 필요가 있다. 융통성을 발휘하여 일정 안에 여유시간을 마련해두라. 그런 다음 이 여유시간을 활용하여 당장 몰두하는 일과 관련 없는 문제를 탐구하거나, 그동안 고심하며 호기심을 품어왔던 아이디어에 대해 다음 조치를 취하라.

방법2. 교차적인 사고를 이용하라

우리 역시 각각 자신이 속하지 않은 분야와 산업, 문화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함으로써, 아니 다시 말해 교차적인 사고를 얻으려 함으로써 클릭 모먼트를 창조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방법3. 호기심을 따르라

호기심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뜻밖의 행운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는 하워드 슐츠의 경우에도 분명히 적용되었다. 슐츠는 에스프레소 전문점 한 곳을 발견하고 가게 안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살펴본 뒤로는 무언가 흥미로운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계속 단서를 찾아다녔고 처음으로 카페라테를 마시던 순간, 흩어졌던 조각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갔다.

방법4. 예측 가능한 경로를 거부하라

때로는 우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분은 이를 위한 논리적 계획이나 행동방침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예측 가능한 경로를 실제로 거부할 때 더 많은 예상치 못한 클릭 모먼트에 마음을 열어놓게 될 것이다.

의도적인 모험

특별한 목적을 품고 모험하다

클릭 모먼트란 갑작스러운 기회, 다시 말해 새롭고, 예측 불가능하며, 우연한 방향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전환점이다. 이런 순간은 분명하거나 논리적이지 않은 아이디어, 즉 경쟁자를 한 수 앞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우연히 떠올리도록 만들므로 막강한 힘을 가진다. 하지만 클릭 모먼트 하나만으로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이런 순간이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행동이 뒤따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클릭 모먼트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발생해야만 하는 사건의 시작에 불과하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누군가는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발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행동에는 크든 작든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우리는 행동의 성공과 실패 여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므로 사실은 실패할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는 셈이다. 어떤 행동을 취하기 위해서는 땅에 일종의 말뚝을 박아야 한다. 즉,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시간과 돈, 명성, 에너지를 투자하기 전에 어떤 발상이 성공할지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근본적으로 모험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삶이란 예상치 않은 클릭 모먼트에 달려 있을 뿐만 아니라 모험의 연속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어떤 모험은 다른 것들에 비해 한결 위험하다. 항상 시도하는 중요하지 않은 모험과 이따금 시도하는 비교적 정교한 모험을 구분하기 위해서 나는 후자에 이름을 붙였다. 이런 유형의 모험, 즉 마음속에 특별한 목적을 품고 시도하는 모험을 의도적인 모험이라고 부른다.

의도적인 모험을 성공시키는 방법

전략1. 모험의 횟수를 늘려라

만약 의도적인 모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면, 모험의 횟수를 늘릴수록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시도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 이처럼 무수히 모험에 뛰어드는 것은 우연을 활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한계가 있다. 만약 각각의 모험에 필요한 투자금이 너무 커서 동원 가능한 자금이 모두 바닥나버린다면 어떻게 계속 모험을 할 수 있겠는가?

전략2. 모험의 규모를 최소화하라

규모가 거대한 의도적인 모험에도 커다란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처음에 성공을 거둘 경우에만 그렇다. 그런데 첫 모험에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별로 없다. 성공 확률은 여러분이 어떤 아이디어나 기획에 투자한 자원의 양과 연관이 없기 때문에, 모험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대체로 이치에 맞다.

규모가 작은 의도적인 모험에 뛰어들 경우, 모험을 훨씬 더 많이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우연하고 예상치 않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극대화된다.

전략3. 실행 가능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라

우리 회사는 이런 최소 규모의 모험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이를 실행 가능한 최소한의 조치(taking the smallest executable step)라고 부른다. 여러분은 프로젝트 일부의 타당성을 실제로 시험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겠는가? 실행 가능한 최소한의 조치를 하나의 실험으로 설계한 다음, 실험을 시작하라. 여기서의 핵심은 이런 조치가 더 크고 세부적인 시행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단계에는 더 큰 계획이란 아예 없다. 여러분이 프로젝트에 관해 온갖 그릇된 가설을 세우는 중이라고 가정해도 무방하다.

하워드 슐츠가 밀라노에서 전혀 예기치 않은 우연한 순간에 깨달음을 얻은 뒤, 어떻게 행동했는지 생각해보자. 슐츠는 시애틀로 돌아온 뒤에 자신이 이탈리아에서 보았던 커피 바(Bar)와 같은 매장을 개설해야 한다고 동료들을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동료들은 이것이 위험한 조치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매장을 개설하는 대신, 커피 만드는 도구와 커피콩을 파는 기존 매장 안에 작은 에스프레소 바를 만드는 데 동료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슐츠의 제안으로 설치한 에스프레소 바는 금세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커피 바는 슐츠에게 있어 실행 가능한 최소한의 조치였고, 이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밝혀졌다. 이런 종류의 커피 전문점을 원하는 시장이 존재했던 것이다.

전략4.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계산하라

불확실한 세상에서 투자 수익률 분석이 문제투성이라면, 여러분은 그 대신에 어떤 방법에 의존해야 할까? 바로, 허용할 수 있는 투자 수익률을 측정하는 대신, 감당할 수 있는 손실(The affordable loss)을 계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다.

그러나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유일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는 일은 여전히 위험하다. 예를 들어, 어느 거대한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아이디어를 실험할 자원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고 해도 모든 조직이 핵심 사업을 벗어난 무수한 외도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 사업이 아닌 일에 손을 대는 회사들은 정작 중요한 문제를 놓쳐버리는 바람에 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모험의 잠재력을 평가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전략5. 열정을 연료로 활용하라

몇 번이고 반복되는 실패란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다. 시간이 지나면 모험 횟수를 늘리겠다는 의지가 희석되고, 결국은 포기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실패를 거듭한 사람들에겐 끝까지 해내기 위해 강력한 동기요인이 필요하다. 나는 이때 필요한 것이 열정(passion)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의 다섯 번째 전략이 등장한다. 불가피한 실패를 무사히 지나가기 위해 열정을 연료로 활용하라. 열정이 없으면 사람들이 의도적인 모험을 더 적게 시도하기 때문에 결국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줄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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