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DNA 또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기계에 불과하며, 그기계의 목적은 자신을 창조한 주인인 유전자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자기와 비슷한 유전자를 조금이라도 많이 지닌 생명체를 도와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행동은 바로 이기적 유전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를 돕는 이타적 행동도자신과 공통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유전자의 세계는 비정한 경쟁, 끊임없는 이기적 이용, 그리고 속임수로가득 차 있다. 이것은 경쟁자 사이의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세대간, 그리고 암수간의 미묘한 싸움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유전자는 유전자자체를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에 원래 이기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이기적 유전자의 자기복제를 통해 생물의 몸을 빌려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고보는 것이다. 유전자가 모든 생명 현상에 우선한다는 저자의 유전자 결정론적 생명관은 아직도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에서 인간 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Dawkins)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하고, 노벨상을 받은 동물행동학자인 니코틴버겐(N. Tinbergen)의 제자로 일찍부터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는 아이디어를 발표해 왔다. 그는 1971년「네이처 Nature」지에뇌세포 사이에서도 자연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뉴런이 죽어 가는 방법 패턴과 기억 메커니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기상천외한 발상과 아이디어를 발표하여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저서로『확장된 표현형 The Extended Phenotyp』『눈 먼 시계공 TheBlind Watchmaker』『에덴 밖의 강 River Out of Eden』『풀리는 무지개 Unweaving the Rainbow』등이있으며,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로서 토머스 헉슬리(T. Huxley)를 잇는 다윈의 신봉자이다. 도킨스는 동물행동학에 정통할 뿐만아니라 분자생물학, 집단유전학, 발생학 등의 인접 분야와 고전문학, 시 등의 일반 교양 그리고 수많은 사회 현상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폭이 넓다.『이기적 유전자』에서 대담하고도 섬세한 이론을 무리 없이 전개함으로써 완벽한 이론가의 면모를 보인 그는 완전무결한 슈퍼스타임에 틀림없다.

■ 옮긴이 홍영남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독일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역서로 『식물 생리학』『생물학』『생물 물리』등이 있다.

■ 차례
제1장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
제2장 자기 복제자
제3장 불멸의 코일 
제4장 유전자 기계 
제5장 공격-안정성과 이기적 기계 
제6장 유전자의 친족관계 
제7장가족계획
제8장 세대간의 싸움 
제9장 암수의 다툼 
제10장 내 등을 긁어 다오, 나는 네 등을 타고 괴롭히겠다
제11장 밈(Meme)-새로운 자기 복제자 
제12장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 한다 
제13장 유전자의 긴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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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유전자, 40억 년 생존의 기록: 우리 몸은 그들의 정교한 생존 기계

이 책의 심오한 통찰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유전자가 빚어낸 복잡한 기계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한다. 마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시카고의 악명 높은 갱단처럼, 우리의 유전자는 끊임없는 경쟁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때로는 수백만 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끈질기게 생존해 왔다. 이러한 놀라운 생존력은 우리 유전자에 특정한 속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 핵심적인 속성이 바로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성공적으로 살아남아 다음 세대로 자신의 복제본을 전달하는 유전자의 근본적인 동기는 이기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유전자의 이기심은 우리가 흔히 관찰하는 개체 수준에서의 이기적인 행동의 주요 원인이 된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 이타적인 행동이 개체 수준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이타주의조차도 궁극적으로는 유전자의 이기적인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교묘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이타주의가 '한정적'이고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한다는 점이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인 사랑이나 종 전체의 번영과 같은 이상적인 개념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각 유전자는 오직 자신의 생존과 복제라는 냉혹한 목표를 향해 움직일 뿐이다.

인간, 유전자라는 숙명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인간에게는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특별한 잠재력이 존재한다. 우리 자신의 이기적인 유전자가 어떤 존재이며, 그 맹목적인 욕망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적어도 그 유전자의 '의도'를 거스를 수 있는 희미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수억 년 동안 유전자의 지배를 받아온 다른 생물 종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혁명적인 기회다.

물론, 관대함과 이타주의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유전적으로 결정된 형질이 마치 돌에 새겨진 것처럼 영원불변이라는 뿌리 깊은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유전자가 우리에게 이기적인 행동을 '지시'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평생 동안 그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해야 할 운명이 아니다. 다만, 유전적으로 이타적인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램된 경우보다 이타주의를 학습하고 실천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도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동물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고도로 발달된 학습 능력과, 세대를 거쳐 축적되고 전승되는 '문화'라는 강력한 힘의 지배를 받는다. 이 문화적 영향력을 통해 우리는 유전자의 이기적인 명령을 이해하고, 때로는 거부하며, 진정으로 이타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

40억 년 진화의 걸작, 유전자 그리고 우리의 몸

태초의 생명 탄생 이후 약 40억 년이라는 장구한 시간 동안, 스스로를 복제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초기 자기 복제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술과 책략을 놀라울 정도로 발전시켜 왔다. 과연 그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그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간 속에서, 자연선택이라는 냉혹한 도태 과정을 거치며 어떤 기괴하고도 정교한 자기 보존 기관들이 탄생했을까? 과거 한때 이 행성의 지배자였던 고대 자기 복제자들은 멸종하지 않았다. 오늘날, 그들은 더 이상 원시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아주 오래전에 '자유'라는 특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현재, 이 놀라운 자기 복제자들은 덜거덕거리는 거대한 로봇, 바로 우리의 몸이라는 안전하고 견고한 '생존 기계' 속에서 외부 세계와 철저히 차단된 채 집단으로 떼 지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복잡하고 정교한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외부 세계와 소통하며, 우리의 뇌라는 강력한 '원격 조정기'를 이용하여 외부 세계를 교묘하게 조종한다. 그들은 바로 당신 안에도, 내 안에도 존재한다. 그들이 우리의 복잡한 몸과 놀라운 마음을 창조했으며, 그들의 끊임없는 생존이라는 냉엄한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론적 근거다.

기나긴 진화의 여정을 묵묵히 걸어온 자기 복제자들은 이제 '유전자'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영원히 나아갈 것이며, 우리 인간은 바로 그들의 생존을 위한 가장 정교하고 성공적인 기계인 것이다.

- 핵심 메시지

생명체의 본질은 유전자의 영원한 복제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목표를 수행하는 데 있으며, 우리의 몸은 바로 그 목적을 위해 설계된 정교한 생존 기계다. 유전자의 냉혹한 이기심은 종종 개체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만, 때로는 유전자 자신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서 제한적인 이타주의를 유발하기도 한다. 인간은 고도의 지능과 문화를 통해 유전자의 맹목적인 지배에서 벗어나 진정한 이타주의를 학습하고 실천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존재다.

- 추천의 글

이 책은 다윈의 진화론을 유전자라는 혁신적인 단위로 재해석하여 생명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기념비적인 지적 모험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문체와 풍부한 예시를 통해 복잡한 생물학적 개념을 일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선사한다. 출간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논쟁과 찬사를 동시에 받아온 이 세기의 문제작은, 생명의 기원과 목적,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며 끊임없이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