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쿠키를 굽다 보면, 우주가 보인다!”

양자역학부터 유전, 카오스, 빅뱅까지

베이킹으로 배우는 과학 수업

과학을 모르는 것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 찰스 스노가 『두 문화』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상식으로 여기면서도 엔트로피를 모르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는 지식인을 나무란 일도 거의 70년 전의 이야기다. ‘AI’를 주제로 백일장이 열리면 이과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문과 학생들은 조류 독감에 대해 쓴다는 이야기도 철 지난 농담이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알고리즘’을 이야기하며, SNS나 전자책이 ‘보상 회로’나 학습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저속 노화’ 방법들을 검색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의 새로운 기능을 배운다. 하지만 과학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엔트로피를 알려면 열과 온도, 일을 알아야 한다고 하고, 일을 알려면 힘을, 힘을 알려면 질량과 가속도를 알아야 한다는 말부터 듣는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조차 막막한 이런 과학, 누가 떠먹여줄 수는 없을까?

뉴욕대학교 교수이자 과학 전문 작가인 제프 엥겔스타인이 과학커뮤니케이터 항성(강성주)을 번역자로 만나 『우주를 만드는 16가지 방법』을 고민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어디서나 마주하게 되는 기초 단어들을 모은 ‘필수 영단어집’처럼, 이 책은 핵융합, 원자 구조, 양자역학, 진화, 유전, 열역학과 같은 피하기 어려운 과학 개념 16개를 엄선해 설탕이나 소금, 베이킹소다, 우유와 쿠키, 버터와 달걀, 반죽과 같은 식재료를 준비하거나 쿠키 또는 빵을 만드는 과정에 빗대어 풀이해 준다. 그렇다고 이런 비유들이 단지 호기심이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뉴욕대학교 교수로서 강의실뿐 아니라 팟캐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원자 구조부터 우주의 진화에 이르는 과학의 눈부신 발견들을 게임과 연결해 소개해 온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선택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복잡한 개념이나 원리의 핵심을 곧장 이해하도록 한다.

작가정보

제프 엥겔스타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물리학, 전기공학, 고대사를 전공한 공학자로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고 있습니다. 뉴욕대학교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게임 설계를 가르치면서 다양한 게임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팟캐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원자 구조부터 우주의 진화에 이르는 과학의 경이로운 발견들을 게임과 연결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주를 만드는 16가지 방법』은 그동안 쌓은 전문 지식, 그리고 복잡한 원리를 가장 쉽고 정확하고 빠르게 설명하는 방법에 대한 오랜 관심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목차

CHAPTER 1

밀가루로 알아보는 암흑 물질

CHAPTER 2

설탕으로 알아보는 핵융합

CHAPTER 3

소금과 베이킹소다로 알아보는 원자 구조

CHAPTER 4

쿠키 파티로 알아보는 쿼크

CHAPTER 5

우유와 쿠키로 알아보는 양자역학

CHAPTER 6

버터와 베이킹 대회로 알아보는 진화

CHAPTER 7

달걀로 알아보는 유전공학

CHAPTER 8

쿠키 장식으로 알아보는 배아 발달

CHAPTER 9

황설탕 3/4컵으로 알아보는 불확실성

CHAPTER 10

제빵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알아보는 열역학

CHAPTER 11

반죽으로 알아보는 엔트로피

CHAPTER 12

바닐라로 알아보는 카오스

CHAPTER 13

쿠키 모양 틀로 알아보는 복잡성

CHAPTER 14

건포도 오트밀 쿠키로 알아보는 프랙털

CHAPTER 15

노릇노릇한 색으로 알아보는 외계 행성

CHAPTER 16

초콜릿 칩으로 알아보는 빅뱅

우주를 만드는 16가지 방법

과학은 어디 먼 우주나 미시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상, 심지어 부엌에서 쿠키를 굽는 과정 속에도 놀라운 과학적 원리들이 숨 쉬고 있다. 이 책은 친숙한 '쿠키'라는 매개체를 통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의 본질에 접근하는 특별한 여정을 선사한다. 밀가루, 설탕, 초콜릿 칩 같은 단순한 재료들이 어떻게 우주의 기본 원리와 연결되는지, 그 과정이 마치 하나의 요리 레시피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원자 모델의 진화와 양자역학의 역설

과학의 세계에서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전자의 발견과 함께 톰슨은 '자두 푸딩'이라는 원자 모델을 제안했다. 이 모델은 양전하를 띠는 물질의 공(케이크) 속에 전자(건포도)가 둥둥 떠다니는 형태로 원자를 설명한다. 이를 더 쉽게 상상하자면 M&M 쿠키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다. M&M 초콜릿이 전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톰슨에 따르면, 전기적으로 중성인 쿠키는 그 안에 있는 M&M 개수에 따라 어떤 원소인지가 결정된다. 수소는 1개, 탄소는 6개, 산소는 8개의 M&M을 가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시 세계로 더 깊이 들어가면,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과는 다른 놀라운 현상이 나타난다. 양자역학은 근본적으로 그 어떤 것도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모든 것이 무작위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에너지와 입자의 움직임이 완전히 무작위적이라면,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의자에 앉아 있는 원자들이 갑자기 왼쪽으로 1미터 이동한다면, 곧장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의자가 저절로 위치를 바꾸는 일을 경험하지 못한다. 왜 일상생활에서는 양자역학의 무작위성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는 쿠키를 높이 던져보는 단순한 실험을 통해 통계적 확률과 거시 세계의 안정성을 이해해야 한다.

진화의 원리: 완벽함 대신 적응

우리가 가진 레시피에는 160℃에서 12분 동안 굽는 것으로 적혀 있다. 대부분의 쿠키는 이 조건에 부합하는 맛과 모양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항상 기계처럼 정확할 수는 없으니, 그 주변의 다른 칸들에도 쿠키가 채워진다. 마치 쿠키 구름처럼 보일 것이다. 진화에서는 이를 개체군(population)이라고 부른다. 그 안의 모든 개체는 서로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다. 이 쿠키들을 대회에 가지고 가서 사람들이 어떤 쿠키를 가장 선호하는지 파악한다면, 우리는 다음번에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쿠키는 만들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쿠키만 만들어 갈 수 있다. 표에서 보이는 것처럼, 중간 진하기 정도의 파란색을 가진 칸에 있는 쿠키가 가장 인기 있었다면, 이는 환경(사람들의 선호)에 더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아 번성하는 자연선택의 원리를 보여준다. 즉, 진화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변화하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생명의 레시피, DNA와 정보 암호화

생명의 설계도는 바로 우리 세포 속에 저장된 DNA이다. DNA는 거대한 사슬로 연결된 네 가지 다른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네 가지 분자의 패턴이 바로 생명의 레시피인 셈이다. 이 네 가지 분자는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으로, 보통은 이 분자들 이름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른다. 마치 쿠키 공장에 갇혔을 때 알파벳의 모든 글자와 구두점을 표현하기 위해 3개의 쿠키를 한 그룹으로 사용했던 것처럼, DNA도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암호화한다. 20개의 아미노산을 암호화하기 위해 세포 안의 장치들은 이 4개의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를 읽어낸다. 다시 말해, 뉴클레오타이드는 DNA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이고, 세포는 이 네 종류의 뉴클레오타이드를 3개씩 묶어 한 그룹으로 사용하여 유전 정보를 해독한다. 이는 생명이 어떻게 정교하게 설계되고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열의 전달 원리와 프랙털 구조

쿠키를 굽는 과정은 열의 전달 원리를 이해하는 좋은 예시가 된다. 쿠키를 2개의 오븐 선반에 나누어 굽는다면, 아래쪽 선반의 쿠키가 위쪽 선반의 쿠키보다 열원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져 있기에 더 천천히 구워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분자들의 충돌로 열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퍼지는 과정을 '전도(conduction)'라고 한다. 공기 분자들이 쿠키와 충돌하면서 자신들의 에너지를 쿠키의 분자들에게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쿠키 분자들에 열을 전달한 공기 분자들은 에너지를 잃고 식어간다. 이렇게 에너지를 잃은 공기 분자들은 더 뜨겁고 에너지가 높은 공기 분자들이 자신들과 부딪쳐 다시 에너지를 높여주기를 기다린다. 그래야 다시 쿠키와 충돌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게 된다. 이 과정에는 시간이 걸리며, 이는 열역학의 기본 법칙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한편, 쿠키의 모양에서도 놀라운 수학적 개념을 발견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론적으로 건포도 오트밀 쿠키의 가장자리 길이는 무한이다. 하지만 쿠키의 넓이는 유한하다. 쿠키보다 조금 더 큰 원 안에 쿠키를 넣으면 쿠키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키의 가장자리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구불구불한 굴곡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면서 계속 길어지기만 한다. 이러한 자기 유사성을 가진 모양을 '프랙털(fractal)'이라고 한다. 건포도 오트밀 쿠키처럼 넓이는 한정되어 있지만, 가장자리의 길이는 무한인 도형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단순한 것이 바로 코흐 눈송이(Koch snowflake)이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도 복잡한 과학과 수학의 원리를 찾아낼 수 있다.

- 핵심 메시지

과학은 특정한 실험실이나 교과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 평범한 경험들, 특히 쿠키를 굽는 과정에서도 원자의 구조부터 양자역학의 무작위성, 진화의 원리, DNA의 암호화 방식, 열의 전달, 심지어 프랙털 기하학까지, 우주를 이루는 근본적인 과학 원리들을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다. 과학은 우리 주변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 추천 글

복잡한 과학 개념들을 '쿠키 굽기'라는 친숙한 일상에 절묘하게 녹여내 과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유쾌한 비유와 깊이 있는 설명이 어우러져 과학의 정밀함과 주방의 생생한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주의 광대한 이야기가 당신의 오븐 속 쿠키 한 조각에 어떻게 담겨 있는지 직접 경험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