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우리는 수많은 생각과 가치 판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신념이 전부다. 신념은 우리가 틀린 것에서 옳은 것을, 악에서 선을 구분할 수 있게 만드는 기준이 되어준다. 그것이 종교적 사안이든 정치적 사안이든 아주 작고 사소한 의사결정이든 말이다.

이데올로기 브레인

신념의 뇌 과학: 이데올로기가 우리를 지배하는 방식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신념 속에서 살아간다. 옳고 그름을 가르고, 선과 악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어주는 신념은 우리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러한 신념이 독단주의, 민족주의, 극단주의로 치달을 때, 개인의 사고는 경직되고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과연 무엇이 우리를 이념의 굴레에 가두는 것일까? 환경의 영향일까, 아니면 타고난 특성일까?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제시한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미국 대선 시기에 진행된 연구들을 통해 이데올로기적 사고의 기원과 결과를 탐구하며, 우파 급진주의 활동가부터 독일 청소년, 영국 노령연금 수급자까지 다양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이념의 본질을 파헤쳐 나간다.

이데올로기, 우리 몸과 뇌에 새겨지다

"우리는 단순히 믿음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 믿음에 사로잡히거나 홀릴 수도 있다. 오늘날에는 강력한 측정 도구를 통해 이데올로기의 경직성이 불러일으킨 결과를 인간의 지각과 인지, 생리, 신경학적 과정에 이르기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 몸은 우리를 둘러싼 이데올로기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믿는 바가 우리의 생물학적 몸에 반영된다."

단순한 믿음을 넘어 신념에 사로잡히는 순간, 이데올로기는 우리의 존재 방식 전체를 뒤흔든다.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발전은 이데올로기가 단순한 정신적 영역을 넘어, 우리의 지각, 인지, 심지어 생리적, 신경학적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우리가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몸과 뇌가 실제로 변화한다는 의미다. 정치적 편견과 신념이 우리의 뇌 구조와 작용에 놀라운 방식으로 반영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본성, 양육, 위험, 회복력, 자유, 숙명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학의 렌즈로 본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가 정치학보다는 과학적인 문제였던 적이 있기는 했을까? 하지만 이데올로기의 전기를 살피다 보면 우리는 언어, 역사, 과학이 어떻게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교차하고 이리저리 넘나드는지에 대한 흔적을 파헤칠 수 있다. 그러면 과학으로 시작했던 문제도 나중에는 정치나 역사의 유물이 될 수 있고, 몇 세기 뒤에는 완전히 새로운 과학적 시도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흔히 정치학이나 사회학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면, 언어, 역사, 그리고 과학이 어떻게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교차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발견하게 된다.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었던 이데올로기가 정치적, 역사적 유물이 되었다가, 다시 수세기 후 완전히 새로운 과학적 시도로 재조명되는 순환은 학문 간 경계의 무의미함과 지식의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준다.

뇌의 본능, 이데올로기와 만나다

"이데올로기적 내러티브가 하는 두 가지 일인 예측과 의사소통은 뇌가 하고자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뇌는 확실성을 추구하기에 세상 만물에 관한 체계적인 이론이 멋지다고 여긴다. 또 뇌는 공동체를 사랑하기에 세계에 관한 이론 중에서도 사람들이 공유하는 이론을 환상적이라고 느낀다. 이데올로기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인간의 인지능력과 이데올로기는 서로 유사한 속성들을 지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데올로기에는 경직된 교리와 경직된 정체성이라는 두 가지 본질적 특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데올로기적 내러티브는 세상에 대한 예측과 의사소통이라는 뇌의 기본적인 기능을 충족시킨다. 뇌는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확실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체계적인 이론에 매력을 느낀다. 또한, 뇌는 공동체에 대한 강한 욕구를 지니고 있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세계관을 환상적으로 여긴다. 이러한 뇌의 본능적 특성들이 이데올로기의 경직된 교리와 경직된 정체성이라는 본질적 특성과 맞물려, 우리의 인지 능력이 이데올로기에 쉽게 매몰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데올로기의 취약점, 생물학적 기원?

"만약 우리가 선천적으로 취약하게 태어난다면, 우리는 사람을 취약하게 만드는 특성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개인의 인지적 특성과 생물학적 반응이 우리가 기꺼이 상처받고 상처를 주며 죽고 죽이는 원인이 될 강력한 ‘이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개개인의 인지적 특성과 생물학적 반응이 폭력적인 이념에 취약하게 만든다면, 우리는 그 취약성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강력한 이념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심지어 죽음까지 불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데올로기가 단순히 외부 환경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 몸의 생물학적 기반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것은 이념의 위험성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다.

극단주의의 심리적 유사성: 말발굽 이론

"극우와 극좌는 인지적으로 서로 비슷했다. 두 극단 모두 중립적이고 정치와 관계 없는 상황에서도 머릿속의 도식 체계를 새롭게 적응시키고, 새로 만들어내고 변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극단주의가 가진 이러한 경직성은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결국 가장자리에서 만나게 된다는 오래된 ‘말발굽 이론(horseshoe theories)’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편협성과 경직성이라는 측면에서 극좌와 극우가 비슷하다는 이론이다."

놀랍게도, 극우와 극좌는 인지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이 두 극단 모두 사고의 경직성을 공유하며, 심지어 정치와 무관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정보나 변화된 규칙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현상은 **'말발굽 이론'**으로 설명되는데, 이 이론은 극좌와 극우가 편협성과 경직성이라는 공통점에서 서로 닮아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이념의 스펙트럼이 양쪽 끝에서 만나는 듯한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경직성은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가?

"사고의 경직성은 아무런 배경 없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어떤 형이상학적인 영혼의 샘에서 비롯한 것도 아니다. 경직성의 개인 차이는 상호작용하는 생물학적 표지를 통해 나타난다. 독단주의를 야기하는 단일한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심리적인 특성은 여러 유전적 메커니즘에 의해 형성된다. 카리스마나 유머 감각, 가학적 성향, 얼마나 쉽게 울거나 웃는지 결정하는 단일 유전자가 없는 것처럼, 우리의 호전성을 하나의 유전자로 설명할 수는 없다."

사고의 경직성은 단순히 환경적 요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개인마다 나타나는 경직성의 차이는 상호작용하는 생물학적 표지를 통해 나타난다. 단일 유전자가 독단주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유전적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특정 심리적 특성을 형성한다. 이는 카리스마나 유머 감각처럼 다양한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이념적 경직성 역시 복잡한 생물학적 기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감의 생리학적 차이

"극명한 경제적 불평등을 거부한 사람들은 고생하는 노숙자를 다룬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중립적인 동영상을 시청할 때보다 부정적인 생리적 각성 반응이 현저히 높았다. 그들의 신체는 고통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면 체제를 정당화하는 참가자들은 노숙자에 대한 영상을 보아도 심리생리학적 지표가 치솟지 않았다. 사실 노숙자가 처한 열악한 환경을 마주한 이들의 생리적 반응은 커피를 만들거나 낚시하는 동영상에 대한 생리적 반응과 거의 구별할 수 없었다. 이들의 신체는 타인의 고통을 목격하는 데 따르는 고뇌나 슬픔, 분노, 아픔을 거의 표출하지 않았다. 계층 구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무감각했다. 가장 사적인 생리적 반응이 이데올로기에 대한 정보를 넘겨준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반응은 이념적 성향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경제적 불평등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노숙자의 고통을 담은 영상을 볼 때 현저히 높은 부정적인 생리적 각성 반응을 보였으며, 이는 그들의 신체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기존 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념을 가진 사람들은 노숙자 영상을 보아도 생리적 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마치 커피를 만들거나 낚시하는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무감각한 반응이었다. 가장 사적인 생리적 반응조차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통찰이다.

뇌의 동시화, 이념적 동질성

"최근에 이루어진 여러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선동적인 정치 동영상을 시청할 때 좌파 참가자의 뇌는 다른 좌파 참가자의 뇌와 ‘동시화(synchronized)’되는 반면, 우파 참가자의 뇌는 다른 우파 참가자의 뇌와 ‘동시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에서는 ‘신경의 양극화(neural polarization)’라며 헤드라인을 도배했다. 하지만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단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는 '신경의 양극화'라는 현상을 통해 이념적 동질성을 보여준다. 특정 정치 동영상을 시청할 때, 좌파 성향의 참가자들은 서로의 뇌 활동이 동시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우파 성향의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단순히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뇌 반응을 보인다는 의미를 넘어,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뇌 활동 패턴까지 동기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념이 만들어내는 개인의 변화

"이데올로기에 빠져든 사람은 변화를 겪는다. 개인이 분명하게 드러내거나 드러내지 않은 신념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인지, 본능적인 반응, 생리, 뇌 전체가 바뀐다. 개인의 성향과 이데올로기 공동체는 서로를 강화해 특정한 형질을 두드러지게 표출하거나 우선시한다. 예컨대 무질서나 격변에 대한 두려움을 먹이로 삼는 이데올로기와 융통성 없고 불안정한 사람이 결합하면, 온건한 공동체에 속한 사람에 비해 고집불통인 성격이 심해질 것이다."

이데올로기에 깊이 빠져드는 것은 개인의 신념뿐만 아니라, 인지, 본능적인 반응, 생리, 그리고 뇌 전체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개인의 타고난 성향과 속한 이데올로기 공동체는 서로를 강화하여 특정 형질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예를 들어, 무질서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하는 이데올로기와 융통성 없는 성향의 사람이 결합하면, 그 개인은 온건한 공동체에 속한 사람에 비해 훨씬 더 고집불통이 될 수 있다. 이는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개성을 형성하는 데 깊이 관여함을 보여준다.

청소년 뇌의 취약성과 갈망

"청소년의 뇌가 이데올로기적 교리에 가장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부분적으로 그들의 뇌가 세상을 이해하고 다시 자신이 이해받기 위해 지나칠 만큼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뇌는 자신이 예측하고 참여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모델을 찾고자 갈망한다."

청소년의 뇌는 이데올로기적 교리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 이는 청소년기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존재를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강한 욕구를 지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뇌는 예측 가능하고 참여할 수 있는 현실 모델을 적극적으로 갈망하며, 이는 이념적 내러티브에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 핵심 메시지

이데올로기는 단순히 외부 환경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의 뇌 구조와 기능, 생리적 반응에까지 영향을 미쳐 개인의 사고와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극단주의는 특정 뇌 특성과 유전적 요인, 그리고 이념적 공동체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강화될 수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 것은 양극화된 사회에서 이성적인 판단력을 유지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통해 이념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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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시대에, 이 책은 우리의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지 과학적인 시각으로 파헤친다. 뇌와 이데올로기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극단주의의 심리적, 생물학적 기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과 판단력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