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독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분들에게 독의 종류를 알려 드리고, 서로 섞으면 안 되는 음식과 약의 조합도 알려 드립니다. 이러한 지식은 ‘디톡스/해독’을 앞세운 공포 마케팅을 직시하고 독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길러 줄 것입니다. 세상은 수많은 독이 깔려 있는 무서운 곳입니다. 하지만 어디에 위험이 도사리는지 정확히 볼 수 있다면 그다지 무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게으른 자를 위한 아찔한 화학책

생활 속 독: 숨겨진 위험과 현명한 대처

우리는 매일같이 수많은 물질과 접촉하며 살아간다. 그중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것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해를 끼치는 '독'도 존재한다. 독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분들에게 독의 종류를 알려 드리고, 서로 섞으면 안 되는 음식과 약의 조합도 알려 드린다. 이러한 지식은 ‘디톡스/해독’을 앞세운 공포 마케팅을 직시하고 독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길러 줄 것이다. 세상은 수많은 독이 깔려 있는 무서운 곳이다. 하지만 어디에 위험이 도사리는지 정확히 볼 수 있다면 그다지 무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독을 피해 항해해 나가는 것을 도와주는 나침반’과 같은 지식을 가져 보기를 권한다. 우리 몸 밖에서 들어오는 음식, 약, 그리고 독의 형태를 띠는 화합물들이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 현상을 심하게 방해를 하거나 촉진하면 생명이 멈추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독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복어의 독은 무섭지만 복국이나 복매운탕은 먹고 싶은 사람들은 미나리를 넣어서 먹거나 식초를 두어 방울 떨어트려 먹기도 한다. 늘 하는 이야기 있듯이, ‘미나리에 들어 있는 성분이 복어의 독을 해독하기 때문에 미나리를 넣어서 먹는다’거나 ‘복어의 독 테트로도톡신은 염기성이기 때문에 식초로 중화시키면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하게 밝혀 두겠다. 복어의 독에는 해독제가 없다. 미나리의 성분도 식초의 산성도 복어의 독을 해독하지도 중화하지도 못한다. 요리에 쓰이는 복어는 독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이는 독에 대한 맹신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좋다고 알려진 영양제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 비타민 C나 B 등은 수용성 비타민이다. 물에 녹기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을 복용하면 소변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비타민 D는 지용성이다. 비타민 D는 기름에 녹는다는 뜻이고 우리 몸에 있는 지방에 차곡차곡 쌓일 수 있다. 너무 많은 비타민 D를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이 성분은 우리 몸에 오랫동안 남아 있으면서 우리 몸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좋은 성분이 몸에 많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비타민 D는 무협지 속 내공처럼 쌓아 두면 좋은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은 비타민 D가 몸에 쌓이면 몸에 독으로 작용하여 불면증, 변비, 설사, 식욕 부진, 탈수, 구토, 피로, 조직의 석회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음식과 약의 궁합도 중요하다. 커피를 즐기는 분들은 다 안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조금 지나면 소변을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는 것을.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잘 알려진 이뇨제라서 그렇다. 진한 커피를 한잔하고 나면 소변 한 방울이 생기는 속도가 빨라지지 않겠는가? 몸이 비타민 C를 다 흡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 커피를 마시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보면 진한 비타민 C 소변 방울들이 좀 더 많이 생기는 것이다. 비타민 C 알약을 먹고 나서 커피를 바로 마시면 소변으로 잃어버리는 비타민 C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비타민을 먹고 나서 한 시간 정도는 지난 다음에 커피를 마시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일상 속 독의 다양한 경로

우리는 서서히 작용하는 독인 당을 맛있다고 즐기고,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 호르몬이 새어 나오고 뇌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올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 생식을 하면 무조건 좋은 줄 알고 아무것이나 생으로 섭취하며, 독이 들어 있는 음식인 줄도 모르고 많이 먹는다. 무방부제면 무조건 좋은 줄 알고 상한 고기를 먹기도 하고, 짜릿함을 위해 복어알을 먹기도, 쾌락을 위해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또 몸에 좋은 것이라면 음식과 약의 궁합을 따지지 않고 먹기도 하고, 농약이 몸에 안 좋긴 하지만, 암을 유발하는 PAH가 식물의 이파리에 쌓이는 것은 모른 채 농약을 안 친 텃밭의 채소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처럼 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 있다.

생명의 에너지와 독의 본질

독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면 생명의 근원적인 에너지 교환 방식을 알아야 한다. 예금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좀 더 부유해지고, 통장에서 돈이 나가면 좀 더 가난해진다. 인산 분자가 딱 그 역할을 한다. 인산이 아데노신 분자에 많이 붙을수록 에너지가 더 많이 저장되고, 떨어져 나갈수록 분자의 에너지는 줄어든다. ATP, ADP 분자에서 인산 분자가 떨어져 나가면 에너지가 방출된다. ATP, ADP 분자의 P-O 결합을 끊어 내면서 에너지를 빼내고 이걸로 체온도 유지하고 말도 하고 운동도 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지구에 있는 생명은 모두 ATP를 만들어 쓰며 살아간다. 곰팡이, 박테리아조차 그러하다. 생명을 분자 수준으로 들여다보면 볼수록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독은 바로 이러한 미세한 분자 수준의 화학 현상을 방해하거나 촉진하여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리고 생명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 핵심 메시지

독은 일상 속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으며, 잘못된 상식과 무분별한 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몸에 들어온 독을 해독하는 것보다 애초에 독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생활 속 화학 지식을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서는 독의 본질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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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생활 속 독의 위험을 명확히 짚어주고, 이를 피할 수 있는 실천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건강을 위해, 저속 노화와 무병장수를 위해, 게으를 자유를 위해 화학의 세계로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지금 바로 나의 생활 습관과 식사를 점검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먹고 사는 최소한의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