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마, 부산』은 소설가 배길남이 부산의 잊힌 이야기를 발랄한 사투리와 입담으로 풀어낸 특별한 여행기다.

공간, 시간, 정취, 유희라는 네 가지 시선으로 부산의 숨은 매력을 새롭게 조명하며, 익숙한 부산을 낯설고 흥미롭게 재해석한다.

해운대와 자갈치만으로 정의할 수 없는 진짜 부산의 역사와 풍경을 유쾌하고도 섬세한 시각으로 소개한다.

맛깔스러운 구어체와 능청스러운 태도는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하며, 잊힌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부산을 사랑하고, 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 감동과 재미의 여정이 펼쳐진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살았다. 덕분에 자이언츠 팬으로서 한 많은 인생을 살고 있다. 최동원을 존경하고, 주윤발을 흠모한다. 최애 보물로 국민서관 어린이 세계문학전집 60권이 있다. 그중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마지막 문장을 가장 좋아한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사라지는 것들」로 등단했다.

소설집 『자살관리사』,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로컬에세이 『하하하, 부산』, 그리고 장편소설 『두모포왜관 수사록』을 썼다.

서문 부산을 댕기보시기에 앞서

1부 마, 거가 거가?

- 부산진시장

- 증산공원과 정공단

- 구초량, 신초량을 걷다

- 남포동 역사여행

2부 마, 고마 치아라!

- 박재혁 의사

- 강수열 열사

-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부산대학교

- 부마민주항쟁의 열기를 찾아, 남포동과 광복동

3부 마… 함 댕기보입시더

- 사람을 품는 항, 칠암

- 우암동 소막마을

- 물 좋고 공기 좋고 풍경 좋고 인심 좋은, 안창마을

4부 부산에 가면

- 에덴공원

- 부산 찐역사, 동래

- 길거리 음식

“그런데 이상하다! 타지 사람은 그렇다 치고 부산사람에게 부산을 물어보면 뭐 그렇게 잘 아는 게 없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명확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해운대, 광안리, 자갈치 시장과 같은 명소들부터 역동적인 항구 도시의 상징까지, 외부에서 보는 부산은 정형화된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정작 부산 사람들조차 자신의 도시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 도시의 역사, 잊힌 공간들, 그리고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지역적 정취는 그 자체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다.  

“우리가 우리 역사를 홀대하고 살피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의 가치 또한 똑같은 취급을 받을 것이다. 역사가 없다면 우리도 없는 것이다.”  

부산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역사적 흔적이 사라져 갔다.

복천동 고분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 근대 건물의 파괴, 동래읍성 유물의 파헤침 등은 부산의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빠르게 지워냈다.

“일제 잔재를 없앤다며 모조리 파괴했던 근대식 건물들”이라는 표현은 역사를 대하는 부산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그 결과 부산은 현대적 도시로 변모했지만, 그 속에서 잃어버린 과거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놓쳤다.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닌, 이를 발판으로 삼아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은 부산뿐 아니라 모든 도시가 되새겨야 할 교훈일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거대한 교각을 들어 올린다는 영도다리가 있는 부산! [...] 새로운 희망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아니었을까?”  

부산의 공간들은 그저 지리적 위치를 넘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도다리는 떠나온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마지막 모습으로, 그리고 도착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상징이었다.

또한, 국제시장 아주머니들이 닫힌 가게 문을 열며 학생들을 숨겨준 이야기는 부산 사람들의 연대와 온정을 보여준다.  

“‘일로 들어온나! 일로 피해라!’ 국제시장 아주머니들의 절절한 고함이 아직도 귀에 들려오는 듯하다.”  

이러한 이야기는 공간을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기억과 역사가 교차하는 무대로 만들어낸다.  

“길남 씨는 부산만의 길거리 음식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세 번이나 남포동 골목 먹탐방을 시도해보았다. 그 결과는 대만족이다.”  

부산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먹거리 역시 그 정체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부산의 음식은 한 가지 재료로 단순히 승부하지 않는다.

여러 재료를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며, 이는 부산 사람들의 독창성과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컨대, 밀면과 어묵은 부산 사람들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곳 부산 길거리 음식은 한 가지 재료로 승부하지 않는다는 것. 자꾸 뭘 섞어!”  

“소막마을 할머니들의 증언에 따르면 시내로 나서려면 동구나 자갈치로 가는 나룻배를 이용하거나 문현동 쪽으로 넘어가는 장고개를 통해 진시장이나 자유시장 쪽으로 나섰다고 한다.”  

부산 곳곳에는 아직도 옛날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재개발과 도시화의 흐름 속에서 그러한 공간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부산의 소막마을과 칠암항 같은 곳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남아 있는 공간으로, 도시화와 상반되는 매력을 보여준다.  

“여기는 언제 와도 어머니 아버지 집에 찾아오듯 오면 돼요.”  

부산의 미래는 이러한 공간들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지에 달려 있다.

도시가 단순히 효율적인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과 삶의 흔적을 담아낼 수 있는 무대로 남아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부산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무대로, 이를 이해하는 데 멈춰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잃어버린 역사적 공간과 기억을 복원하며, 사람들의 삶과 연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

부산의 음식과 정취는 그 자체로 창의성과 독창성을 상징하며, 이를 통해 도시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부산의 역사와 정취,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다각도로 탐구하며 도시의 숨은 매력을 새롭게 발견한다.

잊힌 공간들과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가 가진 다층적인 매력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부산의 이야기는 모든 도시가 가져야 할 태도와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