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10대의 하루에는 수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정작 ‘마음을 다루는 법’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이 책은 청소년의 현실적인 고민 열여덟 가지를 선정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명상법을 안내하는 마음 훈련서다. 각 장의 도입부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10대의 이야기로 시작해 독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자라느라 애쓰는 10대를 위한 마음챙김

보이지 않게 쌓이는 피로를 알아차릴 때

10대의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 학업, 친구 관계, 진로 고민, 가족과의 갈등까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 마음속에는 늘 여러 창이 동시에 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렇게 묻는다. 요즘 공부는 어때. 성적은 괜찮아. 정작 중요한 질문, 너 마음은 어떠니, 라는 말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10대가 스스로에게도 그 질문을 하지 않은 채, 버티는 법만 점점 늘려간다.

마음챙김은 이런 보이지 않는 피로를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거창한 명상법이나 멋진 수양이 아니라 지금 내 몸과 마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그냥 보는 것이다. 괜찮은 척 숨기던 불안, 무시했던 분노,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에 이름을 붙여줄 때, 비로소 마음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감정은 문제점이 아니라 신호다

많은 10대가 이렇게 느낀다. 화내면 내가 나쁜 사람 같고, 슬프면 약해 보이고, 불안하면 못난 것 같아서 감정을 빨리 없애고 싶다고. 하지만 감정은 제거해야 할 오류가 아니라 나를 보호하려는 신호에 가깝다.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 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경고이기도 하고, 친구에게 서운한 감정은 그 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주는 이정표다.

문제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을 알아채지 못한 채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질 때다. 욱해서 내뱉은 말, 홧김에 던져버린 관계, 순간의 충동으로 저지른 선택 뒤에는 대개 알아주지 못한 감정이 숨어 있다. 마음챙김은 그 사이에 아주 작은 숨 고르기 시간을 넣는 훈련이다. 아, 내가 지금 화났구나, 아, 지금 긴장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그 한 박자가 삶의 방향을 크게 바꾼다.

생각의 소음 속에서 진짜 목소리 듣기

10대의 머릿속은 늘 시끄럽다. 이 대학을 가려면, 이 점수는 받아야 하고, 이 활동도 해야 하고, 친구들은 다 앞서가는 것 같고,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은 생각을 더 부추기고, 생각의 소음은 점점 커져서 진짜 내 마음의 목소리를 덮어버린다.

마음챙김은 이 소음을 억지로 끄는 것이 아니라 그 소음을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아, 지금 머릿속이 이렇게 복잡하구나,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이고 있었구나 하고 자각하는 순간, 생각과 나 사이에 아주 얇은 거리감이 생긴다. 그 거리감이 생길 때 우리는 처음으로 질문할 수 있다.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한 생각인가, 아니면 남들이 정해준 기준을 따라가느라 생긴 불안일 뿐인가.

비교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작은 연습

10대의 마음을 가장 빠르게 지치게 하는 것은 비교다. 같은 반 친구의 성적, 팔로워 수, 외모, 말솜씨까지 무엇 하나 비교 대상이 아닌 것이 없다. 비교는 어느 정도 자극이 될 수 있지만, 기준이 항상 남에게 있을 때 나는 늘 부족한 쪽에 서게 된다. 잘하고 있는 줄 알다가도 누군가의 성과를 보는 순간, 내 노력은 순식간에 초라해 보인다.

마음챙김은 비교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다만 비교가 시작될 때, 그 안에서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세밀하게 관찰하게 한다. 친구의 성적을 들었을 때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는지, 눈을 피하고 싶은지, 스스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는지 그대로 느껴보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깨닫는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사실 친구의 성적이 아니라 나를 향한 과도한 평가와 부족함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완벽한 10대 대신 불완전한 나를 허락하기

많은 청소년이 머릿속에 하나의 이상적인 10대 상을 품고 산다. 성적도 괜찮고, 친구들과도 무난하게 지내고, 부모님과도 크게 싸우지 않고, 적당한 꿈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현실의 나는 이 기준 어디에도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자신을 미루어두고, 가끔은 이런 생각까지 한다. 나는 뭔가 결정적으로 잘못된 게 아닐까.

마음챙김은 이 이상적인 이미지와 실제 나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잘하는 부분과 서툰 부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텼는지, 어떤 순간에 웃었는지, 어떤 순간에 무너질 뻔했는지 세밀하게 돌아볼 때 비로소 깨닫는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채로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 이유라는 것을.

부모와 선생님 사이에서 나만의 자리를 지키는 법

10대는 부모와 선생님, 어른들의 기대 한가운데에 서 있다. 잘되기를 바란다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조언과 간섭 사이에서 자신의 진짜 마음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그래서 때로는 반항으로밖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마음챙김은 반항 대신 다른 길을 제안한다. 내 마음을 먼저 이해한 뒤, 그 마음을 기반으로 어른들과의 경계를 세우는 연습이다.

지금 이 말에 내가 왜 이렇게 상처받았는지, 이 규칙이 왜 이렇게 숨 막히게 느껴지는지 차분히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단지 공부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나를 한 사람의 주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서, 내 선택을 스스로 해보고 싶어서 생긴 감정이라는 것을. 이 깨달음은 부모와의 싸움을 줄여준다기보다 싸움의 방향을 바꾼다. 고집이 아니라 자기 이해에서 출발한 말은 상대의 귀에도 더 잘 닿기 때문이다.

불안을 없애지 말고, 함께 사는 기술 익히기

미래에 대한 불안은 10대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어떤 대학을 가야 할지,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선택을 잘못하면 인생이 망가지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한다. 많은 사람은 이 불안을 빨리 없애고 싶어 하지만, 불안은 사라지기보다 모양만 바꿔 계속 나타난다. 진로, 인간관계, 자존심, 어느 영역에서든 다시 고개를 든다.

마음챙김은 불안을 제압하는 기술이 아니라 불안과 동거하는 기술이다. 불안이 올라올 때 그것을 밀어내거나 무시하지 않고, 내 몸에서 어떤 변화로 나타나는지, 어떤 생각을 데려오는지 세밀하게 관찰한다. 이 과정을 통해 불안은 더 이상 거대한 괴물이 아니라 설명 가능한 현상으로 바뀐다. 그때 우리는 말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그 불안에 끌려다니지 않을 방법을 알고 있다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힘

10대의 대부분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힌 채 살아간다. 나중에 좋은 대학 가면, 어른이 되면, 돈을 벌면, 그때가 되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으며 오늘의 피곤과 스트레스를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마음챙김은 단호하게 묻는다. 그 미래가 오기 전까지, 지금 이 순간의 너는 어디에 있느냐고.

지금 마시는 물 한 모금, 친구와 주고받는 짧은 메시지, 창밖에 스치는 바람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에 잠깐이라도 온전히 머물러 보는 일. 그 시간이 쌓일 때 비로소 우리는 알게 된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전부 포기하는 삶은 결국 어느 순간에도 충분히 살아 있지 못한 삶이라는 것을. 마음챙김은 거창한 성공 대신, 지금 여기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온전히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연습이다.

핵심 메시지

마음챙김은 잘해지기 위한 또 하나의 숙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허락하는 연습이다.
10대가 느끼는 불안과 비교, 압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알게 될 때 자기비난이 자기연민으로 바뀐다.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힘,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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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공부와 진로 걱정에 쫓기며 사는 10대에게 이 책은 잠시 멈춰 서서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해주는 안전한 쉼터 같다.
어른들의 기대와 비교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 때, 마음챙김이라는 구체적인 도구를 통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을 보여준다.
불안하고 서툰 지금의 나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차분하게 전해주며, 성장기의 혼란을 조금 덜 아프게 건너가고 싶은 모든 10대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