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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도서 요약 

  천천히 다정하게

저   자
박웅현
출판사
인티앤
출판일
2025년 09월







  •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로 백 만 독자에게 삶의 길잡이가 되어 준 박웅현이 이번에는 ‘시 읽기’로 돌아왔다. 《천천히 다정하게》는 저자가 독자들과 함께한 시 강독회의 기록이자, 시를 통해 얻은 사유와 성찰을 담은 책이다.




    천천히 다정하게


    시를 가장 느린 속도로 읽어 줘야 한다. 시를 읽는 태도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단단하게, 남에게는 부드럽게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살아가는 동안 자기 내면은 단단하게 다져 나가야 하겠지만, 살아가면서 사람과 자연, 세상에 대해서는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생각해 보니 시를 읽는 데 필요한 태도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가 비슷하다. 바로 ‘느림’과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시인과 같은 시선이 우리 내부에 쌓이기 시작하면, 우리도 매일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예술을 건져낼 수 있다. 서정주, 박목월 같은 시인의 시는 읽을 때 조금 생각해 줘야 하는 것이 있다. 시에 쓰인 단어들이 지금의 단어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시인들의 시를 읽을 때는 그들의 언어 세계를 공부하면서 그들이 살던 시대상과 그들의 정서를 헤아리며 읽어 주면 좋다.

    아이는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궁금해한다. 하지만 그 옆에 앉은 노인은 아이가 궁금해할 그 모든 것을 대부분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러니 노인이 바라보는 것은 손에 든 빵이 아니라 자기가 걸어온 흔적, 지난 시간이다. 회한이라고 해야 할까? 아이의 시선이 빵을 쥔 주먹에 닿아 있다면 노인의 시선은 지나온 먼 시간에 닿아 있다. 시인이 본 원시와 근시는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관계와 위로의 언어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데도 전제 조건이 있다. 상대에게 마음을 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처받는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누군가에게 어떤 노력을 했을 때 내 바람과 다른 반응이 돌아오면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박준 시인의 ‘문병’ 속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은 그런 의미이다.

    누가 힘들다고 할 때 힘내라고 하는 건 해야 할 몫을 힘든 당사자에게 돌리는 것이다. 밥 먹을까, 영화 볼까, 하는 말은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는 것이며, 그것이 훨씬 진정성 있는 위로이다. 그래서 힘내라는 말보다 그런 말이 상대를 동굴에서 한 발짝 나오게 한다는 것이다. 전남진 시인은 자기가 시를 쓰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치열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볼품없는 모습으로 세상을 견뎌 나가는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 부끄러운 시집이 성냥불 같은 온기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첫 부분이 너무 좋았다. 볼품없는 모습으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 곁에서 자신의 시가 잠깐이라도 온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는 것이다.


    삶의 무게와 내려놓음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는 도종환 시인의 ‘종례 시간’과 같아야 할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코스모스가 잔뜩 피었으니 곧장 집으로 가지 말고 코스모스 얼굴에 꽃잎이 몇 개 있는지 들여다보고, 코스모스가 손 흔들면 너희도 흔들어 주고 오렴, 이래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이 사회에 흉악한 기능인이 더는 안 나오지 않을까 싶다. 김사인 시인의 ‘춘곤’이라는 시도 같은 문맥이라고 본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다는 것이다. 세월 가는 게 그렇고, 하는 일들이 닿을 것 같은데 때로는 닿지 않고 이루어질 것 같은데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선을 다했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놓고 가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


    - 핵심 메시지

    시를 읽는 태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시를 통해 '느림'과 '다정함'의 가치를 배우고, 자기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가며 타인과 세상에는 부드러운 시선을 보낼 것을 제안한다. 시를 매개로 일상을 예술로 만들고, 사람과 삶의 면면을 따뜻하게 이해하며 나아가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건네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 추천 글

    《천천히 다정하게》는 단순한 시 해설서를 넘어, 시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배우게 하는 깊이 있는 사유의 결과물이다. 덧없음과 소멸, 상처와 위로 등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을 시인의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도록 돕는다. 시와 함께 느리고 다정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