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도서요약
   국내도서 요약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   자
오수민 (지은이)
출판사
초록비책공방
출판일
2023년 06월







  •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글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요? 글쓰기가 두려운 아이가 즐거움을 알아가기까지, 국내 최초 초등 온라인 글쓰기 수업 체험기를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프롤로그 _아이들 글쓰기 ‘두려움’을 깨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말할 기회를 주면 ‘자기가 글쓰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비롯해 ‘글쓰기로 인해 힘들었던 사연’을 말합니다. 후련할 정도로 이야기하게 한 후 ‘만일 여러분이 글을 잘 쓴다면 뭐가 좋을 것 같나요’라고 물어보면 싫어했던 이유는 갑자기 잘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바뀝니다.


    아이들도 글쓰기의 힘을 잘 알고 있으며 마음속으로 그 힘을 자기도 갖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기 길이 아닌 줄 알고 일찍부터 포기해 글쓰기 세상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죠. 글을 쓰는 방법을 익히기도 전에 ‘글쓰기의 두려움’을 먼저 알아버린 것입니다.


    어린이 글쓰기 프로그램에 찾아온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글쓰기가 즐거웠다는 아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괴롭고 힘들었던 기억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 앞에 큰 벽을 만들고 넘을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벽은 높아지고 더 단단해집니다.


    이렇게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거예요. 한 문장 쓰기도 두려울 겁니다. 글쓰기 프로그램에 등록한 성인이 입을 모아서 말하는 ‘글쓰기 공포’를 느낄 텐데요. 만약 어릴 때부터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요? 인생 방향이 달라지겠지요? 원하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하는 사람, 자기감정을 이해하는 사람,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글쓰기의 힘이지요.


    이 책은 글쓰기 방법론을 다룬 내용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글쓰기의 두려움을 깨고 ‘글쓰기의 재미’를 알게 되는 과정을 다룬 책입니다. 함께 글을 쓰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아이들을 환대하며 글에 공감한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쓰게 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글쓰기의 두려움과 즐거움

    아이들이 말하는 글쓰기의 두려움

    글쓰기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하는 미연이는 “글쓰기 할 때 맞춤법이 틀릴까 봐 걱정됩니다.”라는 첫 문장으로 자기소개 글을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맞춤법이 틀렸다면서 얼굴을 찡그릴까 봐 두려워 심장이 쿵쿵 뛴다고요. 정찬이는 제일 싫어하는 과목으로 국어 시간을 꼽았습니다. 엄마 때문에 억지로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글쓰기를 하라고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고백합니다. 그 이유로 이런 말들을 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기를 싫어합니다.”

    “아이들이 글쓰기 시간을 두려워해서 진행하기가 힘들어요.”

    “완성된 글을 만들기에 수업 시간이 너무 짧아요.”


    아이들이 정말 생각하기를 싫어할까요? 사실은 생각하는 훈련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게 아닐까요? 몸에 근육이 생기려면 근력을 쌓도록 반복해서 기본 훈련을 해야 하고, 달리기를 하려면 걷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운동하러 가야지 마음 먹어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얼마나 어렵나요. 마음에서 다짐하는 시간이 있어야 운동하러 나가게 됩니다. 어떤 주제를 두고 생각해보거나 글로 표현해본 적 없는 아이들에게 찾아온 글쓰기의 두려움은 너무나도 당연한 감정입니다. 맞춤법에 맞게 써야 한다거나 정해진 시간에 일정 분량을 써야 한다는 기준은 글쓰기 진입 장벽을 높일 뿐입니다. 초등학생부터 시작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두려움의 벽을 계속 쌓아가게 만드는 거죠.


    초등학생 때부터 이런 상황인데 고등학생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런 아이들은 글쓰기에 대한 나쁜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실패를 경험했을 겁니다. 글쓰기란 자기를 힘들게 하는 활동이라고 낙인을 찍었겠죠. 글쓰기 세상에서 한번 멀어진 아이들은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주위에 ‘글쓰기가 좋아요’라고 말하는 어른을 본 적이 있나요? 언제부터 글쓰기를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세요. 아이들은 우리와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글쓰기를 공부로 여기지 않고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옮길 수 있는 통로이자 즐거운 놀이처럼 여기도록 다른 길을 안내해야 한다는 건데요. 아이들은 몇 번만 글을 써봐도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감을 잡습니다. 그러므로 제한된 시간에 완성된 글을 써낼 필요 없이 책장 앞에서 이 책 저 책 고르면서 마음 편히 책을 살펴보는 것처럼 글쓰기도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생각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네 생각을 써봐.”라고 말하면 어리둥절해지는 거죠. “아무 생각이 안 나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반응을 보이기 쉽습니다. 아이들이 글쓰기 세상에 가까워지려면 글을 쓴다는 게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걸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긴장을 없애도록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기준을 없애줍니다. 글을 쓰는 양도 줄여줍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어느 정도 분량을 꼭 적어야 한다고 하면 아이들은 부담감을 느끼니까요. 글쓰기 생각을 막는 걸림돌, 맞춤법에 맞춰 쓴다는 조건도 과감하게 없앱니다. 첫 문장 쓰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쉬워질 것입니다.


    초등학생 때 글쓰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경험한다면 아이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맞춤법이 틀렸다고 혼내고, 왜 이렇게 못 썼나 실망하는 기색을 보여주고, 빨리 쓰라고 재촉하면 글쓰기 문은 굳게 닫힐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한번 멀어지고 나면 나중에는 그 문을 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어렵습니다.



    글쓰기가 좋아지는 동기부여의 씨앗

    자유로운 운영 원칙으로 아이들 마음 사로잡기

    글쓰기는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줍니다.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각자 자기 속도로 제 갈 길을 찾아가게 도와주지요. 글쓰기는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도구이자 자신과 외부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입니다. 또한 혼자 생각하고 혼자 글을 쓰면서 내면의 힘을 단단하게 키워줍니다.


    아이들이 자기만의 글쓰기 공간을 가졌으면 했습니다. 규칙을 따르거나 지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면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곳이요. 선생님이나 부모의 지도를 받는 학교나 집이 아닌 셀프 학습 공간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온라인 어린이 글쓰기 프로그램 운영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첫째,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맞춤법처럼 틀린 부분을 이야기하거나 이렇게 저렇게 고치면 좋겠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망설일 테니까요. 그 작은 손가락이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아이들의 상상력이 벽 앞에 움츠러들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일을 운영자의 제일 중요한 임무로 삼았습니다. 서로의 글을 보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배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떤 이야기든 다할 자유를 준다


    아이들은 평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합니다. 집에서는 부모의 권위에 눌리고, 학교에서는 해야 할 공부에 치이고, 힘든 일이 있어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글쓰기 공간에서는 어떤 이야기도 다할 자유를 주기로 했습니다.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면 긴장하지 않고 마음껏 자기 마음을 풀어놓을 테니까요.


    셋째, 공감, 애정, 칭찬을 쏟아붓는다


    글쓰기 프로그램 운영자가 집중할 부분입니다. 부모님에게도 같은 역할이 주어집니다. 운영자는 오직 글 속에서 아이들이 속상할 때 그 마음에 공감하고, 기쁜 소식에는 축하하면서 감정을 살피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들에게 글감 주제를 주고 노력을 기울였다고 칭찬하고, 글의 좋은 점을 말해줍니다. 그려면 글은 자동으로 나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넷째, 소통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


    온라인 카페에 모여서 글을 주고받을 때 아이들은 글쓴이의 입장과 독자로서의 반응 두 가지를 경험합니다. 그래서 서로 댓글을 나누며 소통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특별한 주제 없이 아무 이야기나 쓸 수 있는 자유 공간인 낙서장을 만들고 자유롭게 글을 올리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낙서장에서 마음대로 글을 썼습니다.


    온라인 글쓰기 공간에는 가르치는 사람이 없습니다. 대신 아이들에겐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자유가 있습니다. 공감하면서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낀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글쓰기 세계로 흘러 들어갑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글쓰기에 착 달라붙습니다.



    천천히 쓰는 아이들,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할까?

    ‘만약 ~라면?’ 상상하게 하고 지켜보기

    “네 생각을 말해봐.”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들은 심장이 ‘쿵’ 내려앉습니다. 남들 앞에서 의견을 말해본 적이 거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질문을 받자마자 금방 뭔가 떠오르는 글감이 주어지면 의외로 아이들은 글쓰기에 쉽게 다가갑니다.


    『공부가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아름다운사람들, 2011)에서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와 황금 사과’ 내용을 가지고 “여러분이 파리스라면 황금 사과를 누구에게 줄 건가요?”라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황금 사과’와 같은 단어를 보면 흥미를 느낍니다. 만화나 영화에서 봤던 신기한 이야기와 연결되니까요. 특히 ‘만약 여러분이 라면…’이라고 조건을 주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그 세계에 바로 빠져듭니다. 만화, 동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지요. 글을 쓰기 전에 A4 지 한 장 반 정도의 소개 글을 읽어야 하는데요. 이런 주제라면 아이들은 어렵지 않게 금세 읽어냅니다.


    시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이라도 자기 생각을 표현해본 아이들은 그다음부터 글쓰기에 빠르게 다가갑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즐거움이 어떤 건지 알기 때문입니다.



    소심한 아이들, 자신감을 채우며 유연해진다

    글쓰기,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지름길

    자기에게 특별한 재능이나 뛰어난 면이 없다고 여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늘 다른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합니다. 나보다 뭔가 잘하는 아이를 보면 아이는 움츠러듭니다.


    저는 아이들이 글쓰기를 시작하면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낸다고 믿습니다. 자유롭게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하면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하게 되니까요.


    저는 수년 동안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독서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첫 시간에는 서로를 알아갈 시간을 주기 위해 자기소개 시간을 넣습니다. 참여 계기와 좋아하는 책 제목과 그 이유를 말해달라고 안내하지요.


    자기소개를 하는 어느 날, 아이들에게 성격을 표현하는 형용사를 자기 이름 앞에 붙여보게 했습니다. “저는 용감한 오수민입니다.” 이렇게요. 이때 어떤 형용사를 고를지 몰라 당황할 수 있으므로 ‘평범한, 성실한, 활달한, 씩씩한’과 같은 형용사 몇 개도 말해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토론할 때 자신의 성격을 보여주는 형용사를 붙이게 하는 시도를 여러 번 하다가 아이들에게 어떤 성향이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요. 토론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워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자신을 나타내는 형용사로 ‘평범한’을 제일 많이 골랐습니다. 이에 비해 토론을 1년 반 넘게 한 아이들 그룹은 달랐습니다. ‘활발한, 똥꼬발랄한, 씩씩한’과 같은 형용사가 등장하고 아이들의 표정도 확연히 달랐습니다. 한쪽은 조용하고 다른 쪽은 통통 튀었습니다. 처음에는 자기 의견을 말하기 어려워하는 아이였어도 토론에 계속 참여하면 성격이 바뀌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린이 글쓰기 프로그램에서는 어땠는지 볼까요? 참여 학생 중 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글쓰기 낭독모임을 열었습니다. 이때도 아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기 성격을 표현하는 형용사를 이름에 붙이도록 했습니다.


    “똑똑한, 유쾌한, 상상력 있는, 성실한, 책을 좋아하는, 엉뚱한, 신체 활동을 좋아하는, 친절한, 활달한, 재미있는, 열정적인, 유치한, 행복한, 착한, 활발한, 밝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흥이 많은, 시원한, 아담한”이 나왔습니다. 토론하는 아이들에게 한 번도 나오지 않던 형용사들이 쏟아져 나왔죠. ‘평범한’이란 형용사를 고른 친구는 한두 명에 불과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를 표현할 기회를 얼마나 가졌느냐에 따라 스스로를 보는 눈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죠.


    매일 글쓰기를 통해 자기를 알아가는 아이들은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나날이 성장해 나갑니다. 첫날 자기소개를 하면서 평범하다고 말했던 아이들도 기수가 올라가면 그런 이야기가 쏙 빠집니다.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인 ‘글쓰기 방’을 만듭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편히 지냅니다. 소심함은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됩니다. 원래 없었던 모습이 새로 생긴 게 아닙니다. 수면 아래 깊이 가라앉아 있던 아이의 다른 모습이 글쓰기를 통해 드러난 것입니다.



    마음이 삐걱이는 아이들, 글쓰기로 마음을 보여준다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 방’ 만들기

    얼굴 보고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는 어려워도 온라인 공간에서는 쉽습니다. 카페에 글감을 올리면 아이들은 편하게 댓글로 말을 겁니다.


    ‘해봤니’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험 나누기 주제입니다. 또띠야에 소시지, 치즈를 얹어 전자레인지로 피자를 만들면서 ‘이런 거 해봤니?’라는 아이, ‘이런 음식 조합 먹어봤니?’ 하며 좋아하는 메뉴 소개를 하는 아이, 가족과 여행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여기 가봤니?’ 하는 아이가 그렇습니다. ‘그림 그린다고 반 친구에게 칭찬 받아봤니?’ ‘두 손 놓고 자전거를 타봤니?’ 하며 잘한 순간을 자랑할 수도 있고 ‘학교 안 가려고 꾀병 부려봤니?’ ‘3일 연속으로 학교 준비물 빠뜨린 적 있니?’ 같은 고백을 해도 됩니다. ‘하늘을 날아본 적 있니?’ ‘땅속을 파고 들어가본 적 있니?’, ‘포도 옷(?)을 입어본 적 있니?’ 같이 해보고 싶은 일을 상상해도 즐겁습니다. 진정한 친구 관계를 찾으며 ‘서로에게 솔직해져 봤니?’라는 질문을 던져도 좋겠지요.



    소통하는 아이들, 공감하고 의견을 남기면서 격려한다

    글쓰기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는 함께 쓰기

    1년 넘게 매일 글쓰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린이 글쓰기 1기는 열두 명의 아이들이 참여했는데요. 모두가 같은 길을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중 절반은 몇 개월 지속하다가 그만두고 세 명은 1년 가까이 하다가 멈췄습니다. 남은 세 명이 계속 글쓰기를 이어갔는데요. 그중 은유는 2년 1개월 넘게 계속하고 있습니다. 서윤이와 지원이는 중학교에 가기 전 1년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글을 올렸습니다. 30일도 아니고, 100일도 아니고, 무려 405일 동안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어른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중간에 슬럼프가 있었는데도 이 아이들을 꾸준한 글쓰기로 이끌어준 동력은 무엇일까요?


    1기 마지막 날,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6학년 서윤이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30일이나 그것도 매일 글을 쓰지?’ 하고 걱정했는데 해보니까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되더라. (중략) 다음에 또 글쓰기를 한다면 그때도 이번만큼 파이팅!


    다음은 6학년 지원이의 편지입니다.


    1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내가 뿌듯하다. 이렇게 글쓰기를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면 분명 어딘가엔 도움이 될 거야. 2월도 알차게 보내고.


    1년 넘게 매일 쓴 서윤이와 지원이의 소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의 접근 방식은 각각 달랐습니다.


    서윤이는 카페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기수가 지날수록 카페 방문 횟수를 늘리면서 아이들과 소통했죠. 1기 때는 카페에 115회 들어왔는데, 9기에는 209회, 10기에는 233회로 계속 올라갔습니다. 친구들의 글을 읽고 배울 점을 찾고, 적극적으로 댓글을 남겼습니다.


    서윤이는 오랫동안 문단 나누기를 하지 않고 글쓰기를 했습니다. 저는 문단 나누기를 하라고 지도하지 않았습니다. 서윤이가 언젠가 스스로 할 것임을 믿었거든요. 새로운 걸 알아내고 즐거움을 느낄 기회를 뺏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서윤이는 “처음에는 문장, 문장, 다 새로운 줄로 썼는데, 지금은 문단을 만들어 써. 읽기도 편해.”라고 달라진 점을 말합니다.


    만일 혼자였다면 외롭고 지쳐서 그 긴 시간을 즐기면서 쓰지 못했을 거예요. 누군가 자기 글을 읽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죠. 서윤이는 자기 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매달 비교합니다.


    지원이는 카페에 자주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자기 글을 쓸 때나 관심 가는 친구의 글을 보고 싶을 때만 클릭합니다. 댓글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읽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지원이 글에 거의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이가 “저는 아프거나 힘든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어른들도 버티기 힘든 고통을 어린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아픔이기 때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글쓰기 친구들이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니 참 멋지다.”라며 찾아왔습니다.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들 지원이가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거지요. 아이들은 모여 있기만 해도 서로에게 힘이 되나 봅니다. 지원이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면서 어제에 이어 오늘 그리고 내일도 쓰겠다고 결심했을 거예요. 지원이는 더 많이 쓰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물이 흘러가듯, 꾸준히 조금씩, 매 기수 한결같은 모습으로 ‘흔들리지 않고 매일 쓰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서윤이와 지원이의 글쓰기 카페 이용법은 달랐지만 자신을 믿고 격려했다는 점에서 보면 같습니다. 언제나 같은 온도로 자신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연연해하지 않고 각자의 속도대로 밀고 갔습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성향대로 해냈습니다. 서윤이와 지원이 모두 원하는 일이 무엇이든 잘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글쓰기는 평생 친구로 아이들 옆에 있겠지요. 10년, 20년에는 뒤 어떤 모습일까 눈을 감고 상상해봅니다. 글쓰기를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어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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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